20191120 영원속에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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긴 주말이었다. 컨디션은 안 좋았지만 그나마 비행기로 오간 덕에 울산 1박 일정을 걱정보단 가볍게 클리어했다. 그 집 자식들처럼, 그 집 사위처럼 나도 아무것도 안 하고 종일 잠만 자다 때 되면 먹기만 하고, 방에 쏙 들어가 우리끼리 놀면서도 마음에 아무 거리낌이 들지 않는 경지에 이제야 도달했다. 힘드니까 설에는 내려오지 말라고 마침 먼저 말씀해주셔서 넙죽 받았다. 좋아, 계획대로 되고 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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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주에는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말 한마디를 결국 했다. 물론 메시지로 전한 거지만. (자칫 오그라들 수 있어서 입으로는 말 못 했을 것 같음.) 라블리는 내게 (물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) 몸을 사리지 않는 게 문제라고 하고, 상담쌤도 내가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매번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격이라고 했는데 음 그건 모 어쩔 수 없을 거 같아여... 이런 사람이라 죄송..

꼭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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넷플릭스에서 <오티스 비밀 상담소 Sex Education> 시작했는데 재밌다. 몰랐는데 내가 좋아하는 질리언 앤더슨도 나온다! 정지누가 말한 <식스 핏 언더>도 보고 싶은데 오디서 구하지?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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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사람이 하루 24시간으로는 소화해낼 수 없는 양의 과업과 먹고 마실 것, 읽고 보고 들을 것, 누릴 것과 누려야 할 것이 쏟아진다. 노는 일에도 과부하가 걸릴 정도. 나는 문득 눈앞이 깜깜하다. 앞으로도 다 견딜 수 있을까? 자포자기 같은 거 사실 내게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선택하지 않으려고 무척 애쓰고 있다. 자기파괴적으로 굴 나이는 이제 지난 것 같아서. 그리고 도망가는 건 원래 내 스타일이 아니다. 게다가 나는 도시를 확실히 사랑하니까. 오늘도 이렇게 외칠 수밖에. 존버는 승리한다고!!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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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녁 일정까지 꽉 찬 한 주를 코앞에 두고 마음을 다잡는다. 일단 내일은 마감부터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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